날 짜 | 내 용 | 날 짜 | 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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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3.02 | 입학식 | 08.21 | 개학식 |
03.07 | 신입생 환영예배(1,2,3학년) | 09.02 | 클럽활동, 인성제 |
04.18 ~ 04.20 | 수학여행(2학년) 소풍(1,3학년) | 10.20 | 영어말하기대회 |
04.25 | 부활절 예배 | 10.26 | 전학년 소풍 |
05.09 | 신앙 수련회 | 11.07 |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예배 |
05.15 | 개교기념일, 기념 행사 및 체육대회 | 11.21 | 추수감사절 예배 및 행사 |
06.20 | 학습,세례의식 | 11.28 | 성찬식 |
07.14 | 영어인증시험 | 12.16 | 성탄절 예배 및 방학식 |
07.22 | 방학식 | 2001.02.14 | 졸업식 |
2000년 12월 14일 편집부는 인성여고 12회 졸업생인 여군학교교장 추순삼 선배님을 뵙기 위해 용산으로 출발했다.
우리가 찾아가는 여군학교는 국방부 안에 있었기 때문에 여울인 3명은 신원조회를 위해 취재 가기 전날 주민등록번호를 제출해야했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후 신분증과 출입증을 교환 받았다. 우리 나라의 중요한 국방상의 요지인 만큼 그 출입도 매우 엄격했다. 철저하고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는 어색하게 시작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편안해졌다.
여울 : 몇 년도 몇 회 졸업생이세요?
추 : 75년에 졸업했고 12회 졸업생이야.
여울 : 고등학교 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세요?
추 : 난 고등학교 때 국어랑 국사를 굉장히 좋아했었어. 그 때 국사를 박욱자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셨는데 아주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지. 그 수업을 참 재미있게 들었던게 아직까지 기억나. 지금은 인성여중에 계신다고 들 었는데 그분을 한 번 뵙고 싶네.. 아! 또 힘든일이 있거나 고민이 있을 땐 자유공원에 올라가서 혼자 생각을 많이 했었어..그땐 나도 참 센티멘탈 했 단다(웃음).
여울 : 서클 활동 같은 걸 하셨었나요?
추 : 그 때 우리는 그냥 공부만 하느라 너희처럼 서클 활동같은 것을 할 여유 가 없었어. 더구나 나는 집이 영종도라서 유학을 온 거였거든. 자취생활을 해서 공부 외에 다른 활동을 하긴 힘이 들었지.
여울 : 고등학교 때 장래희망이 무엇 이셨어요?
추 : 난 그 때 평범한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어. 그런데 고3때부터 신에 대 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한거야. 난 중학교 2학년때부터 교회에서 아이들 을 지도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거든. 그래서 신학대에 갔지. 금상첨화로 신학대에 가면 윤리 선생님이 될 수 있었 거든. 대학교 4학년 때는 인성 여고로 교생실습을 나오기도 했지.
여울 : 그럼 어떤 계기로 군인이 되신 건가요?
추 : 내가 대학을 다닐 때에는 학도 군단이라는 게 있었어. 대학 간부들이 2박 3일 동안 훈련을 받는 것인데 그 때 이 곳 여군 훈련소로 오게 됐어. 그 런데 같이 온 친구가 나보고 군인이 딱 어울린다는 거야. 그런데 난 신학 도 였으니까 여군에 대해서는 아는게 전혀 없었지. 아예 여군이 있었는지 도 몰랐을 정도니까... 그런데 마침 그 때가 원서 접수 기간이 어서 한 번 도전해 봤는데 그게 계기가 돼서 지금까지 오게 된거야..
여울 : 처음 여군이 되셨을 때 어떤 점이 힘이 드셨어요?
추 : 면접에 합격된 후에 난 교사직도 마다하고 여군으로 들어왔어. 군인이 되 면 공무원같은 일을 하는 줄 알고 들어왔는데 여군 조직이라는 게 참 무 섭더라고.. 집결한 후 이틀 후에 입교식을 하고 6개월간 훈련을 받았었는 데 아무것도 모르고 군에 들어온 나는 몸도 마음도 모두 힘들었었지..
여울 : 우연한 계기에 군인이 되신 건데, 그런데도 지금까지 오신 것은 군인에 대한 어떤 매력을 느끼신게 아닐까요?
추 : 매력을 느꼈보다는 순간 순간마다 잘 견뎌냈던 것 같아. 또 내가 선택한 길이었으니까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거지.
여울 : 인터넷에서 선배님 결혼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선배님 결혼 이야기좀 해 주세요.
추 : 우린 군인부부야. 남편 후배의 소개로 만나게 됐는데 그 때 남편은 대령 이고 나는 중령이었어. 보통 남자들은 여군들이 거칠고 딱딱 하다고 생각 하는데 남편이 보기에 난 그렇지 않았나봐. 처음 만난 날 결혼하자고 하 더라구.(웃음) 하지만 바로 결혼은 하지 않았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 다고 생각했거든. 그 후 약혼식을 하고 남편이 장군으로 진급한 후인 94 년 12월에 결혼을 했지. 아마 장군 남편과 중령부인의 결혼이라 메스컴의 눈길을 끌었던 것 같아.
여울 : 군인으로서 힘들거나 어려운 것은 어떤 점이예요?
추 : 남녀의 성(性)보다는 계급을 중시하는 군대이지만 군대가 일반적으로 남 자들의 조직이라는 것이 여자군인을 힘들게 해. 여성이기 때문에 극복해 야 할 게 많지. 남자와 똑같이 대우받으려고 노력해도 남자들이 여군들을 군인으로 보기보다, 여성 그 자체로 보는 경우가 많거든. 또 군 전체에서 여성은 0.3%밖에 안돼. 이런 수적인 열세도 여군들을 힘들게 하지. 또 나 같은 경우에는 여군선배가 거의 없었어. 여군으로서 위치를 개척하면서 후배들을 양성해야 하니까 어렵고 힘든게 많지. 그리고 올라갈수록 진급 도 어려워지거든. 그래서 우리나라 여자 대령이 나까지 3명밖에 없어.(선 배님은 내년에 대령으로 진급하신다)
여울 : 지금 근무하고 계신 여군학교는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추 : 이 곳에서는 여자 군인만 교육을 시켜.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생, 대학 교 졸업생 등 다양하지.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양성교육은 민간인을 군인 화시키는 기초교육이야. 일과는 일반 학교와 같아. 8시부터 8시간 동안 공 부를 하지. 일반학교와 다른점은 훈련을 한다는 점인데 전술 훈련, 유격 훈련, 각개 전투, 기초 장애물 등의 야외 훈련을 말하는 거지. 그리고 하 사관은 20주, 장교는 16주 교육을 받은 후 입관식을 해.
여울 : 여군 학교 졸업 후 진로는요?
추 : 예전엔 여군은 여군 병과로 정해진 행정 보조직에서만 근무했었어. 하지 만 요즘엔 17개의 모든 병과가 여군에게 개방돼서 여군의 활동 영역이 넓 어진게 사실이야. 예를 들자면 성악을 전공한 사람은 군악 병과, 어학을 전공한 사람은 정보 병과에 근무할 수 있어.
여울 : 군인으로서 직업관이나 인생관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추 : 글쎄..너무 거창한데? (웃음) 난 군대에서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아. 내가 진급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해줬었거든. 이런 것 모두가 하나님의 뜻인 것 같아. 신학도였던 내가 군인이 된건 어쩌면 외도일 수 도 있는데 하나님께서 날 늘 도와주시거든. 그래서하나님의 영광을 나 타내며 사는 것이것이 내 인생관이지.
여울 :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추 : 내년에 대령이 되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니까 우선 하나님께 감사하는 생 활을 해야겠지? 그리고 여군학교 교장으로서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어.
군인 같지 않고 엄마 같았던 선배님의 모습.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마음의 끈은 선배님과 우리를 마치 오래된 사이처럼 편안하게 해줄 수 있었다. 이 사회의 곳곳에서 든든한 여성으로서 일하고 계시는 많은 인성여고 선배님들. 다시금 인성여고, 우리의 학교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