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 II

  • 1993학년도 학교 일정 .
  • 3학년 수업 광경 1993.04
  • 특별 활동 1993.04
  • 소풍- 3학년 송도 1993.05
  • 체육대회 1993.05.15
  • 제25회 대통령기 쟁탈 겸 한.일.중주니어 경기선발 대회우승- 장충체육관 1993.06.25
  • 하계봉사를 다녀와서 1993.08

    고 2 류자현

    지금까지 수련회도 봉사활동도 여러번 가 보았다.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려서 간 것이었기에 특별한 어떤 느낌도 느껴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가슴 찡한 느낌을 많이 느꼈다.

    명심원이란 이름이 약간은 낯설 것이다. 신체. 정신적으로 우리와 많이 다른 사람들이 사는 곳. 이렇게 말하면 조금은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사람들은 정신 지체아라면 빤히 그들을 쳐다본다. 마치 이상한 동물 보듯이. 나 역시 그랬다. 명심원에 갔다 오기 전까지는 그들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길거리에서 소아마비, 뇌성마비 등 장애인들을 보았을 때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느낀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가?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얼마나 장애인에게 무관심했는가를 절실히 느꼈다.

    이번 하계봉사는 우리가 직접 몸으로 봉사할 수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때 나온 곳이 명심원이었다.

    신청과 면접, 그게 하계봉사대원을 뽑는 절차의 전부였다. 며칠 후에 합격자 발표가 났고 새로운 다짐과 각오로 하계봉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명심원에 보낼 옷들을 챙기고 공동짐(식기, 세면도구 등)을 싸고 짐을 싼 후에 이틀 동안 장애자들에 대한 교육을 김명희 선생님께 받았다. 장애자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조금씩 변해갔다. 그들을 외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우리의 이웃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계봉사 준비를 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뭐니뭐니해도 성경공부이다. 봉사단원 19명을 4조로 나누어 너희에게 가장 좋은 길을 보이리라‘라는 주제아래 성경공부를 했는데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장애자들에 대한 행동 그리고 예수님이 장애자들을 더 아끼시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계봉사 떠나기 하루 전이었다. 남은 짐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비디오를 상영했다. 비디오의 내용은 한 인간이 장애인이 되었다가 다시 보통사람으로 변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보통사람으로 되돌아가는 과정, 즉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드디어 하계봉사 떠나는 날이 되었다. 짐을 싣고 명심원으로 향했다. 이번 하계봉사는 특별한 계획없이 봉사하는 것이다. 짐을 풀고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맨 처음 들어가면 메스꺼운 냄새, 우리와 다른 그들의 모습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도와주고 점심 저녁 식사 중간에 들어가는 간식시간! 그들에게는 식사시간과 간식시간이 매우 소중하다.

    누가 빼앗아 먹기라도 할까봐 수저를 꼭 쥐고 밥 그릇 잡고 먹는 그들의 모습. 하지만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꼭 보아야 할 것이 있었다. 먹는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서로서로를 도와주는 모습. 그게 진정한 그들의 모습이 아닐까? 밥을 먹여주고 옷을 입혀주고 목욕을 시키고 방 청소를 하고 빨래를 널고 개고 이게 명심원 활동의 전부다. 하는 것 없이 힘든 게 육체노동이다. 점심을 먹고 한 시간의 여유가 있었는데 그 시간만 되면 낮잠 자기 바쁘고 낮잠에서 깨면 또 가서 일하고. 계속 이런 생활이었지만 불평 한마디하지 않고 해 주는 후배와 친구들이 고마웠다.

    명심원 안에서의 모든 활동이 끝나면 그 다음은 우리들만의 시간이다. 성경공부하고 원장님과의 시간, 공동체놀이 등 여러 가지 우리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면 취침시간! 우리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누워서 10분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고생하고. 이런 생활의 연속이지만 우리 자신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행복하고 또 필요한 일꾼이었는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날이 왔다. 길면서도 짧았던 시간들의 연속! 이번 하계봉사는 정말로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장애인들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바꿔주는 전환점이 되었기에 지나가는 장애인들을 볼 때 그들이 겉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티없이 맑은 눈을 아무 편견 없이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수학여행- 설악산 1993.08.23
  • 제5회 성야 1993.10
  • 1993학년도 한해의 행사 199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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