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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53 INSUNG GIRLS’ HIGH SCHOOL INSUNG GIRLS’ HIGH SCHOOL Vol. 53
2강 3강
세상의 끝에서 길을 찾다 _ 김진만 성장을 위한 책읽기 _ 안광복
2학년 조수연 2학년 박서현
‘문제는 사람이다.’ 무슨 일을 하던지 사람을 거치지 않는 일은 없다. 전에도 글을 쓸 때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나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읽기를 미루고 있는 시기에 독서
는 사람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다. 사연 없는 삶이 없고, 사정없는 사람 또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꿈은 다큐멘 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사실 스마트폰이나 TV 같은 여러 재미있는 것이 많이 생긴 요즘에
터리 피디이다. 세상의 알려지지 않은 사람과 사연을 담아 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이번 강의의 강 독서를 좋아하는 학생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를 하면 글쓰기 실력이 늘어난다, 국어실력이 늘어
사님은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이른바 눈물 시리즈를 제작한 김진만 피디님이었다. 내가 가지고 싶은 직업을 난다고 하지만 사실 그런 것을 느낀 적은 적었다. 내가 생각했던 독서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공감
가진 분의 강의라 절로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강의에 빠져들어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린 것 같았다.
다큐멘터리 피디로서 오지나 극한의 상황에서 촬영을 할 때도 많은데 이것을 버티고 견뎌낼 수 있는 것은 그 요즘 독서 교육은 엄청나게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책을 많이 읽으면 좋은 사람이 될까? 이 질문
일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힘든 순간도 있지만 그것을 다 덮고도 남을 만큼 큰 즐거움이 있다 을 갖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책을 정말 많이 읽는 친구들이 있지만 오히려 반감
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가슴을 뛰게 할 만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지금 꿈꾸는 것 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고 성격이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보다 별로라고 생각되는 경우도 많
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 걱정도 강사님의 다음 말이 해결해 주 았다. 우리는 문명을 두 가지로 나눈다. 귀로 가는 문명과 글로 가는 문명으로. 우리는 한글이 창제되기 전
었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이런 말을 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뒤, 당신은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로 후 까지는 아마 대부분 귀로 가는 문명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문학도 대부분은 입으로 전해지다가 어
회하게 될 것이다. 닻줄을 풀고, 안전한 항구에서 나와 항해를 시작하라. 탐험하고, 꿈꾸고, 발견하라.’ 마치 나를 느 순간 글로 정착되었던 것이다. “오딧세이, 일리아드” 역시 구전이 되다가 어느새 책으로 정착된 것이라
두고 한말인 것 같아 한 대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게 아니면 어쩌지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니면 어떡하나. 고 한다. 사실 글로 가는 문명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왜 이렇게 대학이나 여러 곳에서 독
고민만하다가 기회를 날려 보내고, 실패할까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는 내 모습이 아닌가. 후회하더라도 지금 이 순 서를 그리 중요시 여기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logos(지식), pathos(
간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하고, 그렇게 도전함으로써 내가 나의 꿈에 점점 더 가까워진다는 당연한 사실을 나는 다 감성), Ethos(의지, 도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식 같은 경우는 배움을 통해서 충분히 얻고 기를 수 있
시 한 번 깨달았다. 지만 감성이나 의지. 도덕성 같은 경우에는 바로 무엇으로 길러야 할까? 바로 책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이보다 내가 더 절실히 느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사실 강의를 듣고 조금 감성과 의지, 도덕성을 얻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책이 중시되는 것이다.
놀랐었다. 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고,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 다큐 강의 중에 제일 흥미로웠던 것은 동기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연구자들은 농구를 좋아하는 아
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의 소통과정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나 스스로 내 모습을 생각해봐도 다른 사람 앞에서 이들에게 하루에 일정시간 이상을 하면 그만큼의 돈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
내 속 깊은 이야기나 상처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힘든 일이고 말하기 싫은데 어색한 카메라 앞에서 출연자가 자신의 는 농구도 할 수 있고 돈도 받으니 엄청나게 농구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구자들은 보상을 줄여나갔다.
상처를, 힘들었던 삶을 말하게 하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일 것이다. 김진만 피디님은 로봇다리 세진이라는 다큐를 찍 처음에는 1000원 다음 주엔 500원, 점점 금액을 줄여나가자 아이들은 왜 자신들의 노력에 정당한 대가를
을 때 세진이와 진정으로 소통하기위해 두 달여간을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단순히 같이 생활을 했다고 해서 세진 주지 않느냐고 화를 냈다. 마침내 돈을 주지 않자 아이들은 농구를 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분명 이 아이
이의 마음이 열린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마음과 마음을 통하게 하기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들은 농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였다. 돈을 준다는 제안 전에도 농구를 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아이였지만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찍는 데에는 생각했던 것 보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과 소통, 그리고 사람들 어느 새 동기가 돈에 초점이 맞춰지자 농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 아마 이런 자
이 필요했다. 피디님은 함께 작업을 할 사람들을 뽑을 때 불평불만과 짜증이 아닌 긍정의 에너지와 웃음을 지닌 사 세는 우리들이 독서를 대하는 태도에 있지 않나 싶다. 나도 그렇고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독서를 중요시
람을 뽑는 다고했다. 어떤 일을 할 때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고 해결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그래서 점점 ‘좋 여기기 때문에 독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독서를 하는 이유가 지식의 풍요로움을 얻기 위해서, 자아발견을
은 사람’이 필요하고 그중요성도 커진다. 누구든지 일을 하거나 생활할 때 의지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좋은 사람을 위해서 등등 자신의 내적동기가 아닌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독서의 진정한
원한다. 나또한 그렇다.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가 함께하고 싶어 할 만큼 좋은 사람일까. 아닌 것 같다. 다른 사람에 즐거움을 알고 싶다면 동기를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독서를 ‘어떻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 배려심이 없고 이기적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자. 정작 자기 자신은 좋은 사람이 아니면서 좋은 사 ‘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책에 대한 강의를 학교에서 몇 번 들을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때
람을 찾고 있는 이기적인 사람은 아닌지 말이다. 들은 내용은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강의였다.
사실 피디라는 꿈을 정할 때 나는 ‘이 직업이 너무 힘들지는 않을까, 내가 좋은 대학에 못가서, 방송국 입사 시 어떻게 효과적으로 나의 진로에 관련되고 읽어야하는지 방법에 대해서는 많이는 들어봤지만 왜 우리
험에 떨어져서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아닐까’ 수없이 고민했었다. 하지만 오늘 강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해 가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강의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도 중
보고 싶다, 해보고 후회하자, 이 일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일을 하는 과정 속에 사람과 요하지만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를 잘 알고 읽는 독서야말로 진정한 독서가 아닌가 싶다. 단순히 스펙을 쌓
의 소통이 담겨있고, 그 속에서 더 큰 감동을 느끼는 직업이니 말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목표를 더 가지게 되었다. 기 위한 책읽기가 아니라 마음 속 깊이 깨닫고 읽는 독서가 더 중요하고 필요하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는 그런 모습을 지닌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 말이다.
28 인성여자고등학교 인문학 산책 29